부처님의 도를 얻기 위해 속세와의 인연을 끊은 스님처럼 나도 속세를 벗어나 1박 2일 동안 오로지 마음의 휴식만을 얻겠다는 것이 템플스테이를 신청하게 된 동기이다.
그래서 딸과 함께 차를 운전하고 육지장사로 가면서도 별다른 감흥이 없었다.
그런데 육지장사에서 보낸 1박 2일은 기대했던 마음의 휴식뿐만 아니라 저절로 마음공부까지 하게 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1시간 30분 정도를 소요하여 도착한 육지장사는 크고 아름다운 절이었다.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주변 산들의 정기를 충분히 받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도착해서 방 배정을 받고 스님 옷으로 갈아입은 후 바로 스님과의 차담 시간이었다. 맛과 향기가 좋은 중국차를 마시며 함께 템플스테이를 하게 된 8명이 간단히 자기소개를 마치고 스님이 들려주시는 말씀을 들었다.
차담을 나누며 유리창 너머로 바라보았던 이름을 모르는 겨울 산의 눈 쌓인 풍경도 너무나 아름다웠고 인상적이었다.
우리나라에 오신지 얼마 되지 않은 네팔 스님은 아직은 우리말이 서툴러서 기본적인 불법 내용을 간단하게 전하려고 했던 것 같다.
스님의 간단한 말씀은 간단했지만 마음과 선택에 대한 내용이었고, 듣고 나서 절에 있는 내내 스님의 말씀을 곰곰이 생각하게 했다.
그리고 스님께서는 나를 보살님이라고 불러주셨는데 보살님의 호칭을 듣는 순간부터 진짜 대자대비 하신 부처님의 도를 얻기 위하여 육지장사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스님의 말씀처럼 마음이 보살이면 나도 보살이 되어 대자 대비한 사람으로 거듭 날 수도 있다.
마음이 지옥이라면 온갖 부귀영화도 아무런 소용이 없고 불행할 수밖에 없다. 언제 어디에서든 마음을 다스려야만 행복하고 참된 나로 살아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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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에 물리치료사인 온화한 인상의 여자 분이 차분하게 말하는 바른 자세에 대한 설명도 좋았다. 평소에 딸의 잘못된 자세가 걱정이었는데 딸의 잘못된 습관을 짚어주어 고치도록 조언을 해 주어서 좋았다. 원래 프로그램에 없는 것이었는데 금강 처사님의 선처로 유익한 시간을 가지게 되어 매우 고마웠다.
자유 시간에 딸과 함께 대웅전 주변을 한 바퀴 돌면서 자세히 살펴보니 문 하나하나까지 세심하게 미적인 면을 생각하여 지어놓은 것을 알 수 있었다.
크고 아름다운 절을 산책하면서 좋은 공기를 마시고 나니 한결 마음이 편해지고 안정되는 느낌이 들었다.
산 속에 고즈넉이 자리 잡은 절을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내가 원했던 마음의 휴식을 얻었다.
그 다음에 먹은 저녁 식사는 정말 맛이 있었다.
표고버섯을 듬뿍 넣어 정성껏 끓인 담백하고 맛난 미역국이 마침 생일날인데 미역국도 못 얻어먹어서 불편했던 나의 심기를 풀어주었고 환영받는 기분마저 느끼게 했다.
이 후로도 식사시간이 기다려질 정도로 음식이 정갈하고 맛있었다.
집에 돌아온 지금도 절에서 먹었던 양상추와 피망 샐러드를 흉내 내어 만들어 먹고 있을 정도이다. 왜냐하면 맛이 담백하고 만들기가 쉬울 뿐만 아니라 채식을 하게 하는 식단이라 건강에도 좋기 때문이다.
템플스테이 일정은 이후로도 즐겁기만 하였다.
그윽한 쑥의 향기를 맡으며 건강을 찾는 쑥뜸 시간에는 그동안 나누지 못했던 딸과의 대화가 무르익어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온갖 시름을 내려놓고 1박 2일을 딸과 함께 오롯이 지내다 보니 집에서 늘 딸과 같이 있었지만 속 깊은 이야기는 하지 못했던 사실을 깨닫고 순간적으로 좋은 엄마였나를 반성하기도 했다.
다른 가족들 보다 사이가 좋은 딸과 엄마였지만 템플스테이를 계기로 딸과 더욱 친밀해지는 시간이 된 것이 무엇보다도 큰 수확이었다.
모든 것은 마음에 달려있다. 모든 것은 선택이다. 그리고 마음과 생각을 현재에 있게 하라.
위의 세 가지는 스님께 들은 설법의 요점이다.
그동안 나는 지나간 과거에 대한 불만과 아직 오지도 않은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대부분의 시간을 고달프게 보내왔음을 알았다.
과거에 대한 집착과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소중한 현재를 잃어버린 것이다.
그러면서 항상 마음의 고통을 호소하는 어리석은 삶을 살았던 것이다.
108배를 하기 전 마음과 생각을 지금 여기 육지장사 대웅전에 머물게 하라는 스님의 말씀에서 커다란 삶의 지혜를 얻은 것 같다.
바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아가는 현대인들 그러면서도 희망도 보람도 얻지 못한 채 고달픈 삶을 살아가고 있다.
간절히 마음의 휴식과 평화를 원하지만 그러한 사실을 외면한 채 남들과 다르지 않게 살아가려고 아등바등 거린다.
조금만 더라고 외치며 욕심을 부리다가 영원히 욕구불만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만다.
그러면서 마음이 지금 여기에 있지 못하고 방황하며 살아간다.
주체성을 잃고 방황하는 마음은 욕심과 집착 때문이다.
욕심과 집착을 버릴 때 나의 마음은 지금 여기에 머물고, 지금 여기에 충실할 때 비로소 평화와 만족을 더 나아가 행복을 얻게 된다.
이것이 바로 부처님이 말씀하시는 불법인 것 같다.
육지장사에서 보낸 1박 2일의 템플스테이 체험은 기대이상의 수확이었고, 00 번째 생일을 뜻 깊은 날로 만들어 주었다. 다음에도 딸을 설득하여 2박 3일의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에 참여해야겠다.
어리석었던 나를 버리고 참된 나를 찾은 흥미로운 여행이었다.
김미현
육지장사2012-01-18 (수) 15:20
안녕하세요 육지장사 금강입니다.
어리석었던 나를 버리고 참된 나를 찾은 흥미로운 여행을 하시고 가신 보살님과 따님의 행복을 기원하며 항상 건강하세요.